2022. 10. 14. 22:00ㆍEducational
기타
2017-03-07 19:21:26
20년간 100억 기부, 전 재산 99% 기부 선언
소망화장품 창업주 강석창 회장
"기부하기 위해 창업" 20년간 100억 쾌척
"은퇴하기 전에 전재산 99% 기부하겠다"
만성두드러기를 앓던 한 청년이 덕수상고를 중퇴했다. 작은 화장품 회사에 입사해 10년간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1992년 소망화장품을 창업했다. 창업 이유는 ‘기부를 많이 하기 위해서’였다. 1995년부터 매년 매출의 1~2%, 때론 이익의 30%를 기아대책·월드비전 같은 구호단체에 기부해왔다. 지난 20여년간 누적 기부액이 100억원을 넘는다. ‘꽃을 든 남자’ 화장품 브랜드를 만든 강석창(55) 소망글로벌 회장 이야기다.
강 회장은 중졸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꽃을 든 남자’ ‘다나한’ 등 브랜드로 잇달아 성공을 거뒀다. 매출은 1999년 245억, 2005년 892억원으로 올랐고 2010년 1219억원을 달성했다. 또 2011년엔 KT&G에 본인 지분의 60%를 607억원에 매각하며 화제가 됐다.
그가 최근 jobsN과 인터뷰를 갖고 사업 일선에서 물러나면 전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재산은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돈을 더 벌면 매출의 5%까지 기부를 늘리고 싶습니다. 꾸준히 기부하다가 은퇴 전까지 재산의 99%를 기부할 겁니다. 꿈이 있습니다. 1조를 벌어 9900억원을 기부하는 거에요.” 기부하기 위해 사업한다는 강 회장을 인천 본사에서 만났다.
◇“돈은 잠시 맡아 보관하는 것, 내 것이 아니다”
-왜 기부합니까.
“쉽게 말하면 제가 버는 돈은 제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돈은 ‘잠시 맡아 보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200원짜리 물건을 팔아 남은 100원은 무조건 내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필요한 사람에게 돈이 돌아가는 ‘공유 경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듭니까.
"골프 치러 가는 사람이 골프 치는 돈이 아깝다고 합니까? 기부는 저한테 골프 같은 겁니다. 즐겁고 보람찹니다. 기부세계에서 저는 명함 내밀 수준이 아닙니다. 몽골에서 사업하다 안 분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월급 2000만원 받던 의사였습니다. 그 분은 고연봉 직장을 포기하고 몽골에서 월급 100만원 받으며 의료봉사 단체에서 일합니다. 그런데 봉사하면서 받는 100만원도 기부하는 겁니다. 본인 전세금을 빼서 기부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이런 영웅들에 비하면 저는 부끄럽습니다. 제가 번 돈을 다 낸 것이 아니라서요.”
-어디에 주로 기부했나요.
“기아대책이 50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무료 안과진료를 하는 실로암 안과병원과 월드비전에도 많이 기부해왔습니다.”
-전 재산의 99%를 환원하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습니까.
“그렇습니다. 목표는 1조를 벌어 9900억원을 기부하는 겁니다. 그러나 현실이 된다 해도 제 몫 1%(100억원)가 너무 많아요. 그조차 사회에 환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사는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을 겁니다. (강 회장은 삼남매를 두고 있고, 장남은 대학교 4학년이다.) 자식들은 마음속으로 반대할 수 있어요. 그러나 ‘오너 자녀가 회사를 물려받는 행위’는 제 사전에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정말 뛰어난 경영실력을 쌓으면 월급쟁이 사장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매년 매출 1~2% 기부’ 약속을 항상 지켰습니까.
“아닙니다. 2000년대 중반 들어 회사가 어려진 적이 있어요. 그때 5년간 기부를 못해 23억원을 몰아서 2009년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재정이 나빠져 기부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회사 매출은 커지는데 이익을 많이 못 내 약속을 못 지킨 겁니다. 2010년부터는 확실히 지킬 수 있는 매년 ‘순이익의 30% 기부’로 원칙을 바꿔 지켜오고 있습니다”
◇프라이드·르망·스포티지 모는 회장님
초등학교 1학년 때 먼지가 쌓인 과자를 먹고 식중독에 걸린 강 회장은 제때 치료하지 않아 오랜 기간 피부병에 시달렸다. 1시간조차 책상에 앉아있을 수 없는 고통을 못 이겨 고등학교를 3학년 때 중퇴했다. “공부만이 인생의 성공 요인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1982년 두발 미용 제품을 파는 현대화장품(현재 웰코스)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1987년 과장 시절부터 기부를 시작했다. "신문에서 우리 돈으로 월 1만5000원이면 아프리카 한 가족이 한 덜 먹고 살 수 있음에도 굶어 죽는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때부터 월급에서 십시일반 모아 4~5개월에 한 차례씩 50만원, 100만원씩 기부했어요."
1987년, 대우 르망 승용차를 타고 춘천에 거래처를 만나러 가다 16톤 트럭과 부딪혀 승용차가 박살 났다. 당시 현대화장품 김상희 회장은 새 차를 사라며 그에게 1200만원을 건넸다. 그러나 강 회장은 그 돈으로 차를 안 샀다. 대신 당시 모은 월급 1200만원을 합쳐 2400만원을 실로암 안과에 기부했다.
-왜 차량 구입비로 기부했나요.
“그때 2400만원이면 작은 아파트 한 채를 살 수도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기부를 하고 60개월 할부로 프라이드를 한 대 뽑았습니다. 크게 기부하고 싶었습니다. 월급을 조금씩 기부하다 처음으로 큰 돈을 기부했는데, 이상하게 아깝지 않더군요. 실로암 안과가 시각장애인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의료장비를 사도록 보탰습니다. 일할 맛이 났습니다.”
‘더 큰 돈을 벌어 기부하겠다’며 1992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3평짜리 사무실을 얻어 직원 2명과 소망화장품을 창업했다. “거래처를 찾아갈 때마다 ‘브랜드도 없는 제품을 어떻게 믿고 쓰나요?’란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도 '신제품은 품질을 과장해 판매하지 말자'는 원칙을 지켰습니다. 주문이 성사되면 거래처가 원하는 대로 최선을 다했고 피부에 좋은 화장품을 개발해 팔면서 신뢰가 쌓였습니다. 월 매출액이 1년 만에 1억, 2년 만에 2억을 찍었습니다. 1995년 직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강 회장은 지금까지 고급 승용차를 타본 적이 없다. 교통사고로 반파된 르망과 60개월 할부로 산 프라이드, 10년 탄 라비타를 거쳐 지금은 스포티지를 탄다. “불편해서 싫다”며 개인기사도 두지 않는다. 혼자 다닐 땐 지하철을 이용한다.
-부자들은 돈 벌면 좋은 차부터 사지 않습니까.
“벤츠나 아우디는 ‘차가 참 멋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부담스럽습니다. 벤츠가 잘못 긁히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큰 가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화장품업계에 크게 성공했다가 갑자기 기울어진 동료 사업가들도 외제차를 많이 탔습니다. 당연히 외제차를 타고 싶으면 타야 합니다. 다만 차가 ‘권위의 상징’이 되는 것은 문제입니다. 또 많은 돈을 과시하는 사람은 타락합니다. 복권을 사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도 잘못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부자들이 기부에 인색한 것은 기부에 대한 정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부=세금’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사실 기업가는 나쁘게 말하면 고객들에게 돈을 뺏어오는 사람 아닙니까. 당연히 어려운 사람에게 일부 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업무 스트레스도 풀립니다.”
◇ “적더라도 벌 때 쪼개서 기부하면 기쁨이 된다”
강 회장은 ‘제2의 소망화장품 열풍’을 꿈꾸고 있다. 대기업인 KT&G에 소망화장품을 매각한 이유는 성장의 한계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미샤를 필두로 저가화장품들이 오프라인 매장 공세로 빠르게 커 나갔습니다. 우리도 ‘뷰티 크레딧’이란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을 열어 대응했지만 앞날이 불투명해보여 팔았습니다.”
강 회장은 이후 우즈베키스탄·몽골·필리핀에서 아파트·호텔 사업을 하는 회사 소망글로벌을 세워 운영해왔고 최근 천연화장품 회사 미네랄바이오를 인수해 화장품업계에 복귀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50억원이며 3년 내 매출 500억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사업은 어떤 겁니까.
“개인적으로 화장품을 안 씁니다.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건강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은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미네랄바이오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칼슘 성분으로 면역력을 개선하고 피부병을 예방하는 화장품 브랜드입니다.
이와 별도로 반려견의 피부 트러블을 치료하는 면역세포치료제 개발회사 ‘지엔에스 바이오’를 세워 2012년부터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고 조만간 상용화할 겁니다. 우즈벡,필리핀, 몽골에서 부동산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1000억 가치 회사로 다시 키울 겁니다. 초우량 회사가 돼야 기부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기부 문화가 확산하려면.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몰아서 돈을 기부하는 것은 가치가 떨어집니다. 작지만 내가 벌 때 쪼개서 하는 게 도리라고 봅니다. 기부는 기쁨입니다. 부자가 아니더라도 버는 돈의 일정 금액, 소득의 10%를 정기기부하는 문화가 확산하면 좋겠습니다. 돈에 얽매이는 삶에서 자유로워지면 인생이 편안해집니다. "
-기부 말고도 돈을 버는 목적이 있다면
"일 그 자체가 즐겁습니다. 어디 한번 놀아보세요. 1년은 놀 수 있는데, 그 이상은 놀기 어렵습니다. 지겹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직원들과 회사 주변 피자집에서 피자 사먹는 것이 재밌습니다. 짜장면도 먹고 떡볶이 뷔페도 갑니다. 먹고 싶은 거 먹으면서 행복하게 일하는 것, 이 정도면 성공한 인생 아닙니까."
글 jobsN 이신영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Educatio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852. "지구온난화 이론 역시 경제전쟁의 산물이다." (0) | 2022.10.15 |
---|---|
밥 먹은 지, 비가 내릴지 (0) | 2022.10.15 |
852. 50대 남자, 이러면 추잡해 보인다 (0) | 2022.10.14 |
818. 신입의 위대한 깐깐함 (0) | 2022.10.14 |
815. 면접은 떨어뜨리기 위한 과정 (0) | 2022.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