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 우주 전체를 채우는 모래알 개수는
2022. 10. 10. 10:06ㆍEducational
내 아이가 볼 만한
2009-01-19 00:32:21
우리가 속한 동아시아 문화권에는 아주 오래 전부터 매우 풍요로운 수 이름을 확보하고 있었다. 동아시아의 전통 수학인 산학에서는 1 이상의 수를 대수(大數)라 한다. 대수의 이름을 커지는 순서로 나열하면, 일, 십, 백, 천, 만, 억, 조, 경, 해, 자, 양, 구, 간, 정, 재.. 등 이다. 재(載)까지는 이미 2세기 산학서인 ‘수술기유’, 4~5세기의 ‘손자산경’ 등에 실려 있었다. 재 다음에 나오는 수사는 극, 항하사, 아승기, 나유타, 불가사의, 무량수이다. 이는 불교와 인도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중국 남북조 및 수‧당 시대(316∼907)에 인도로부터 불교가 전파되면서, 이런 수사가 불경을 통해 도입됐고, 송‧원 시대에는 그런 수사가 중국의 산학 책에 등장했다. 항하사(恒河沙)는 갠지스 강의 모래, 아승기(阿僧祇)는 불경 ‘화엄경’에서 나온 말로 무수겁(無數劫),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시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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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는 현재 사용하는 방법이 있고, 19세기 이전에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였다. 현재의 중수는 4자리씩, 그러니까 만단위로 끊어 읽는 방법이다. 반면 예전에는 8자리씩, 그러니까 억단위로 끊어 읽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예전 중수법의 1조는 지금의 1경이다. 지금의 1조를 ‘만 억’이라고 읽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여기까지는 앞서 설명한 ‘상수’와 같다. 그러나 예전 중수법의 1경은 상수와 달리 지금의 1구가 되는 것이 아니고, 지금의 1자(秭, 1024)가 된다. 왜냐하면 예전 중수의 1경은 예전 중수법의 1조 x 1억이기 때문이다. 예전 중수법의 1조가 지금의 1경이므로 거기에 1억을 곱하면 1자가 된다.
우리가 아는 수 이름은 매우 많지만 일상 생활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 뉴스에서 ‘경’이라는 단위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게 되었만, 그래도 ‘해’나 ‘자’의 단위는 앞으로도 쉽게 들을 것 같지는 않다. 일상 생활에서는 '만'이나 '억' 정도까지의 수이면 충분하다. 이에 따라 위의 하수, 중수, 상수 명수법에서 보듯이, 큰 수의 이름은 그 값이 시기에 따라 바뀌기도 한 것이다. 자주 쓰는 수 이름의 값이 바뀌면 혼란스러울 테니까. 처음에 설명한 아르키메데스가 얻은 ‘우주 전체를 완전히 채우는 데 필요한 모래알의 개수’는 현재의 중수로는 ‘팔천 나유타’이고, 예전의 중수로는 ‘팔천만 구’이다. 상수로는 ‘팔천만억조 경’에 불과하되, 하수로는 표시할 수 없는 큰 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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