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5. 10:59ㆍ수학,과학,공학
2017-04-18 13:06:42
세상을 움직이는 물리
시간, 공간, 중력
상대성이론 |
특수상대성이론은 일정한 속도(등속운동)로 움직이는 물체에 적용되는 이론이다. 이에 비해 일반상대성이론은 가속운동처럼 속도가 변하는 물체에 적용된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수립하면서 그 유명한 엘리베이터 사고(思考)실험을 생각했다. 엘리베이터 속의 관찰자는 중력이라는 힘이 물체를 아래로 잡아당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엘리베이터가 자유낙하를 한다면 엘리베이터 속의 관찰자는 중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 사고실험을 통해 그는 중력과 자유낙하를 하는 물체의 가속운동이 동일한 것임을 밝혀냈다.
뉴턴은 중력이 왜 작용하는지를 밝히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아내지 못했다. 뉴턴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일상생활에 통용되는 만유인력법칙이라는 ‘사용자 설명서’뿐이었다. 도대체 중력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아인슈타인에게 커다란 수수께끼였다. 그는 10년 동안 이 문제에 매달린 끝에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탄생시켰다. 가속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어떤 힘을 느낄 수 있다. 자동차의 가속페달을 밟으면 운전자는 자신의 몸이 뒤로 밀리는 듯한 느낌을 받고 커브길을 돌면 옆으로 쏠리는 힘을 받는다. 이런 힘을 관성력이라고 하는데, 이는 질량을 가진 물체 모두에 적용되는 힘이다.
질량이란 보통 관성의 크기라고 정의하는데, 관성이란 힘을 가했을 때 운동 상태가 얼마나 바뀌는지 말해 준다. 즉 가속도가 얼마나 생기는지 알려 준다. 아인슈타인의 혁명적인 아이디어는 중력과 가속운동이 서로 비슷한 것이 아니라 아예 똑같은 현상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동일한 실체의 다른 모습에 불과하다. 그는 중력이 다른 힘들과는 달리 실제로 존재하는 힘이 아니며, 시간과 공간이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서 시간과 공간은 그 속에 들어 있는 질량과 에너지의 분포에 따라 구부러지거나 휘어져 있다는 것이다.
지구와 같은 천체는 중력이라고 부르는 힘에 의해 휘어진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휘어진 공간 속에서 가장 가까운 경로를 따라 직선으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구릉지 위를 나는 비행기를 생각해보자. 지구의 표면은 2차원이고 비행기는 3차원 공간에서 직선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비행기 그림자는 2차원 지면 위에서 구릉의 휘어진 경로를 따라 진행한다. 마찬가지로 태양의 질량이 시간과 공간을 휘게 만들기 때문에 지구가 4차원 시공간 속에서 직선으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지구는 3차원에서 원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시공간의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매트리스처럼 휘어지는 평면 위에 쇠구슬 같이 무겁고 둥근 물체를 올려놓아 보자. 쇠구슬이 놓여 있는 평면은 쇠구슬의 무게 때문에 조금 눌리는데, 이것은 바로 태양처럼 무거운 물체가 시공간에 미치는 영향과 비슷하다. 이제 작고 가벼운 구슬이 매트리스 위를 굴러간다면, 그 구슬은 뉴턴의 운동법칙에 따라 직선으로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무거운 물체 가까이에서는 평면의 기울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휘어지면서 무거운 물체 쪽으로 끌리게 된다. 다시 말해서 무거운 물체에 의해 생기는 중력은 시공간을 휘어지고 구부러지게 만든다.
중력장에 의해 휘어진 시간과 공간중력과 시공간을 연결시킨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통해 인류는 우주의 비밀에 한층 가깝게 다가가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 논문에서 태양과 행성 같은 물체에 의해 휘어진 공간의 기하학을 나타내는 한 쌍의 방정식을 유도했다. 이 방정식들은 질량을 가진 물체에 의해 공간이 어떻게 휘어지는지를 정확히 묘사한다. 그는 중력이 시간과 공간의 곡률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세 가지 현상에 대해 예측했다. 즉 태양 근처에서 빛이 휘어지는 현상과 수성 궤도의 미세한 변화, 그리고 중력장에서 시간이 느려지는 현상이 그것이다.
빛은 시공간 속에서 가장 가까운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 아인슈타인은 태양의 질량으로 인해 공간이 휘어져 있기 때문에 태양 근처에서 빛이 약간 휘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1919년 영국의 에딩턴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원정대를 이끌고 갔다. 마침내 태양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 때 빛이 실제로 태양에 의해 굴절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궤도를 도는 수성의 경우 중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으며, 조금 길쭉하게 늘어난 타원 궤도를 따라 돌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타원의 긴지름이 1만 년에 약 1도의 차이로 태양 주위를 회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효과는 비록 아주 작지만, 일반상대성이론이 발표되기 훨씬 전인 1859년 프랑스의 르 베리에의 관찰로 수성의 근일점 이동이 확인되었다. 이것은 상대성이론이 태어나기도 전에 그 이론을 입증한 최초의 사례이다.
상대성이론의 세 번째 예측은 중력장에서 시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중력이 클수록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시간이 얼마나 느려지는지 알고 싶다면 세슘원자시계를 지구 위의 높은 궤도에 일정 기간 놓아둔 후 다시 지구로 가져와 지구에 있던 시계와 비교하면 된다. 실제로 중력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무중력 상태에 있는 사람보다 덜 늙는다. 이것은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해수면 근처에 사는 사람들보다 빨리 늙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태양처럼 질량이 매우 큰 물체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우주, 그리고 빛처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아주 작은 입자들에 적용되는 이론이다. 그래서 우리의 직관이나 경험에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구상의 모든 물체들은 비록 그 효과가 미미할지라도 상대성이론의 영향을 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다. GPS는 자동차를 목적지까지 안내한다. 비행기나 배도 GPS를 이용해 항로를 정하고 목적지를 찾아간다. GPS 정보는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들이 알려 주는데, 이 위성들은 자체 내에 원자시계를 갖고 있다.
내비게이션으로 어떤 곳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의 시계와 지구에 있는 시계가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 위성은 시속 1만 4,000킬로미터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돈다. 그런데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빠르게 이동하는 물체는 시간이 느려진다. 계산에 의하면 위성에서는 하루에 7ms(밀리초, 1ms=1,000분의 1초)씩 시간이 느려진다.
한편 위성은 지표면에서 2만 킬로미터 높은 곳에서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 시간이 빨리 간다. 이 때문에 위성 시계는 지표면보다 하루에 45ms 더 빨라진다. 따라서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의 두 가지 효과를 모두 고려하면, 결국 위성의 원자시계는 지표면보다 38ms 정도 빨리 가게 된다. 즉 한 달에 약 1초 이상의 오차가 생긴다. 이것을 시속 100킬로미터의 속도로 움직이는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원래 위치에서 약 30미터의 거리를 벗어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자동차로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원하는 곳에 가기 위해서는 상대성이론에 의한 효과를 보정해 주어야 한다.
상대성이론은 미술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대표적으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을 들 수 있다. 피카소는 당시의 과학 지식과 현대 기술문명을 받아들여 수백 년 동안 유지돼 온 원근법이라는 미술의 전통을 완전히 파괴했다. 원근법으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화가는 대상을 특정한 시점에 두고서 묘사해야만 한다. 하지만 인간의 눈은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고정적인 시선을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아비뇽의 처녀들」을 완성하기 위해 무려 800점에 달하는 스케치를 할 정도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인물을 수많은 단면으로 해체한 후 기하학적 형태로 재구성했는데, 이런 그림을 ‘입체주의 회화’라고 부른다.
과학과 예술 이외의 영역에서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원자 크기의 마이크로 세계에서 물질과 에너지는 서로 변환되며, 물질은 끊임없이 창조와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우주와 같은 마크로의 세계에서 시간과 공간은 서로 독립적이고 절대적인 차원이 아니라 관찰자와 관찰되는 대상 모두가 상대적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간, 공간, 중력 (세상을 움직이는 물리, 2012. 8. 15., 도서출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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