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별의-물리학-Nuclear-Fusion

2022. 10. 10. 12:36수학,과학,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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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4 15:32:49


 

 

 

별 에너지의 근원은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다. 수소의 원자핵은 어떻게 헬륨의 원자핵으로 융합되는가? 별 속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과정은 여러 과학자의 노력으로 밝혀졌다.

 

 

 

프리츠 후터만스(Fritz Houtermans, 1903– 1966)는 애트킨슨(Robert d'Escourt Atkinson)과 함께 두 개의 수소의 원자핵, 즉 양성자가 결합되는 과정을 연구했다. 두 양성자는 접근하면 전기적 반발력으로 서로를 밀어내지만 후터만스는 양성자들이 10-15m(원자핵의 크기)까지 다가가면 강한 핵력이 작용하여 결합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강한 핵력은 전자기력에 비해 약 100배나 강한 힘이다.

그런데 후터만스 등이 연구를 수행할 당시에는 중성자의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중성자는 양성자와 더불어 원자핵을 구성하는데 안정된 헬륨의 원자핵은 2개의 양성자와 2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다. 보다 완전한 수소핵융합과정은 중성자가 발견(1932년)된 후 한스 베테(Hans Bethe, 1906 – 2005)에 의해서 밝혀졌다.
 
 

 

 

별 속에서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과정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양성자-양성자 연쇄 반응이다. 이 반응은 중심온도가1000~ 1500만 K 범위에 있는 태양과 같이 가벼운 별에서 주로 일어나는데 3가지 과정을 거쳐 헬륨의 원자핵이 만들어진다.

첫 번째 과정은 수소 원자핵(1H)인 양성자 두 개가 서로 결합하여 중수소핵(2H)을 만드는 과정이다. 두 양성자가 융합되기 위해서는 서로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양성자 사이에는 척력은 서로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지만 압력과 온도가 충분히 높으면 서로 가까이 접근하여 강한 핵력에 의해 융합될 수 있다. 다음은 이것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두 양성자양성자-양성자 연쇄반응 사이에는 높은 에너지장벽(쿨롱장벽)이 있고, 장벽 너머에는 안정된(에너지가 낮은) 에너지 상태가 있다. 이것은 골프공을 쳐서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있는 홀에 집어넣는 것과 비슷하다. 여기서 골프공은 양성자이고, 언덕은 양성자가 서로 결합하기 위해 넘어야 할 에너지장벽이다.
 
홀은 두 수소원자핵이 결합된 상태를 나타내는데 홀의 반경은 접근해야 할 거리, 깊이는 결합된 에너지의 크기를 나타낸다. 이 언덕은 매우 가파르고 구멍은 아주 작다. 골프공이 언덕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충분히 큰 운동에너지를 가져야 한다. 이 에너지는 별의 중심온도에 의해서 주어진다.
 
계산으로 얻어진 태양의 중심온도는 언덕을 오르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훨씬 못 미쳐서 고전역학적으로는 수소핵융합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공이 언덕꼭대기까지 오르지 않고도 양자터널링 현상을 통해 언덕 중간을 뚫고 구멍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해준다.
 
 

 

 

별 속에서는 양성자 사이에 작용하는 전기적 반발력을 극복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 그것은 두 양성자 중 하나가 전하를 잃고 중성자가 되는 것이다. 중성자와 양성자 사이에는 전기적 반발력이 작용하지 않는다. 양성자는 자발적으로 중성자로 변환되지 않지만(중성자는 양성자 보다 질량이 더 크다) 에너지가 더해지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과정은 약한 상호작용에 의존하므로 매우 느리게 일어난다. 양성자가 중성자로 전환될 때 양전자(e+,positron)와 중성미자e)가 방출된다. (양전자는 전자의 질량과 같지만 전하의 부호가 반대인 반입자이고, 중성미자는 전하가 없고 질량이 거의 0인 입자이다.)

 



 

 

이상의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생긴 중성미자 (νe)는 태양을 빠져나가고, 양전자는 전자와 쌍소멸하면서 감마선(γ) 형태로 빛을 방출한다. 중수소핵(2H)은 다른 수소의 원자핵과 융합하여 헬륨의 가벼운 동위원소인 헬륨-3(3He)을 형성하고 감마선 광자(γ)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여기서 생긴 헬륨-3(3He)로부터 헬륨-4(4He)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은 여러 갈래로 진행된다. 그 중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91%) 과정이 다음 과정이다.

 

 

 

 

양성자-양성자 연쇄반응의 결과로 생성된 헬륨-4 원자핵과 반응에 사용된 양성자 4개의 질량을 비교해보면 0.7%의 질량감소가 있다. 이 질량은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변환식 E=mc2에 의해 에너지로 전환된다. 방출되는 에너지는 얼마나 될까? 수소 1kg이 헬륨으로 전환되면 6x1014J의 에너지가 나온다. 우리는 태양이 매초4×1026J에너지를 우주공간으로 방출한다는 것을 안다. 이 에너지는 매초 6억 톤의 수소를 헬륨으로 전환하면 얻어진다. 그러면 태양은 얼마나 오래 탈 수 있을까? 만약 태양의 전 질량 2×1030kg이 모두 헬륨으로 전환된다고 하면 약 1000억년이 걸린다. 그렇다면 태양의 수명은 1000억년일까? 그렇지 않다. 태양의 온도는 바깥층으로 갈수록 떨어지므로 태양 속에 있는 모든 수소가 핵융합의 원료로 사용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태양이 핵융합으로 태울 수 있는 부분은 중심 주위, 태양질량의 1/10 정도 되는 양이다. 따라서 태양의 수명은 약 100억년이 된다.

 

 

 

 

 

태양과 같은 별의 수명이 긴 이유는 무엇일까? 양성자-양성자 연쇄반응이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양성자-양성자 연쇄 반응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 중 가장 일어나기 힘든 과정은 양성자 두 개가 융합하여 중수소핵이 만들어지는 첫 번째 과정이다. 이 과정은 양자터널링 현상이나 양성자가 중성자로 변환되는 일어나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평균 10억을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태양이 오래 타는 것이다.

 

 

별은 질량이 클수록 밝지만 수명은 짧아진다. 예를 들어 별의 질량이 2배로 커지면 밝기는 거의 10배 가까이 밝아지지만 수명은 거의 1/10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별이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는 또 다른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탄소(C), 질소(N), 산소(O) 핵이 반응을 매개하는 촉매작용을 하므로 CNO 순환과정이라 불린다. (이 원소들은 이전 세대의 별들이 생성한 원소들로서 별이 생성될 때 포함된 원소이다.) 이 과정은 태양 질량의 2배 이상, 중심온도가 2000만 K 이상인 별에서 지배적이 된다. 이 정도의 고온에서는 C, N, O와 같이 무거운 핵들도 서로 반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CNO 과정이 태양에서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태양은 CNO 과정으로 헬륨을 합성하는 것은 전체의 1.7%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 그림은 별의 중심온도에 따라 양성자-양성자 연쇄 반응과 CNO 순환과정이 일어나는 비율을 보여준다. 1800만 K 이하에서는 양성자-양성자 연쇄반응이 우세하고, 1800만 K 이상인 별에서는 CNO 순환과정이 우세하다.

 

 

 

핵융합 반응은 모두 온도에 민감하지만 CNO 순환과정은 훨씬 더 민감하다. (양성자-양성자 연쇄반응은 온도의 4제곱에 비례하지만 CNO 순환과정은 온도의 17제곱에 비례한다.) 이 때문에 질량이 큰 별에서는 질량이 조금만 더 커져도 중심 온도가 올라가서 반응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별의 수명은 급격히 짧아진다.

 

 

 

핵융합반응은 온도에 민감한데 핵융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별이 한꺼번에 타버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별은 자동온도조절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별의 과열을 막는 것은 별의 질량이다. 별이 과열되면 별이 팽창하게 된다. 별이 팽창하면 별의 중심에서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서 압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다시 별은 수축하게 되어 원래의 평형을 회복하게 된다. 반대로 핵융합이 수그러들어 방출하는 에너지가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 별의 중력으로 수축하게 된다. 별이 수축하면 중력위치에너지가 방출되어 중심온도가 다시 올라가 핵융합을 촉진하여 열을 방출한다. 방출된 열은 별을 다시 팽창시켜 원래의 평형을 회복하게 한다. 별은 적절한 온도조절장치를 갖고 있는 셈이다. 별 속에서 일어나는 핵융합반응은 별의 중심부가 과열되는 것을 막는 일종의 냉각장치의 역할을 한다.

 

 

 

태양이 핵융합으로 방출하는 에너지는 감마선 혹은 중성미자의 형태로 나온다. 태양 중심에서 핵융합에 의해서 생성된 빛은 태양표면으로 전달된 다음 우주공간으로 방출된다.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는 500초가 걸린다. 이 빛은 언제 만들어진 빛일까? 태양의 반경은 69만 km이니까 2.3초 전에 중심에서 만들어진 빛일까? 그렇지 않다. 이 빛은 짧게는 수천 년 전, 길게는 1천만 년 전에 생성된 빛이다.
 
태양 중심에서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빛이 태양표면까지 전달되는 과정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태양 중심에서 만들어진 빛(광자)은 갈짓자 걸음으로 표면까지 올라온다. 태양 내부는 수소 가스가 전리되어있는 고밀도의 플라스마 상태이다. 생성된 빛은 불과 1cm 정도 진행하고 나면 수소핵과 충돌하여 흡수되었다가 다시 재방출되며 방향이 바뀐다. 이런 과정은 빛이 태양을 빠져나올 때까지 수없이 되풀이 된다. 이것은 마치 술 취한 사람이 제멋대로 갈짓자 걸음을 걷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런 걸음으로 반경이 70만 km인 태양을 빠져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보다 자세한 계산결과에 의하면 짧게는 수천 년, 길게는 1000만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과정은 빛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과정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무척 다행한 일이다. 왜냐하면 태양 중심에서 만들어진 빛은 감마선 형태의 고에너지 복사선이다. 이 빛은 생명체에게는 치명적이다. 하지만 태양 표면까지 올라오는 동안 이 빛은 태양속의 전자 및 양성자와 상호작용을 하며 에너지를 잃어버려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과 적외선 및 자외선으로 바뀌어 방출된다. 또 이 과정에서 잃어버린 에너지는 태양을 가열하여 태양이 중심온도를 유지하면서 핵융합을 계속하여 태양이 붕괴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빛과 함께 생성된 중성미자는 빛과 달리 불과 2~3초 만에 태양을 빠져나온다. 중성미자는 다른 입자들과 거의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별의 중심을 직접 관찰할 수 없지만 별 속에서 수소핵융합반응이 일어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알려진 물리법칙과 잘 들어맞고 관측되는 사실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광학 기술을 이용한 별의 관찰과 별 내부 상황에 대한 컴퓨터시뮬레이션, 별의 모형의 여러 측면에 대한 실제적인 실험 등을 종합하여 얻은 결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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