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1. GM은 왜 오펠을 매각하게 되었나?

2022. 10. 14. 22:02Finance, Biz

2017-03-11 19:13:01


 

2017 제네바쇼 8신 - GM은 왜 오펠을 매각하게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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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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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0 04: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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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자동차 브랜들의 신차 출시무대가 15분 간격으로 이어졌던 2017 제네바 모터쇼. 화려한 컨셉카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슈퍼카들의 모습은 오늘날 자동차 산업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쇼이다. 하지만, 그 이면은 잔혹한 전쟁터이기도 하다. 비용절감과 점유율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 제조사들간의 치열한 경쟁은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의 미디어 데이 하루 전 GM은 유럽시장을 맡고 있는 오펠 브랜드를 PSA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GM은 왜 오펠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PSA그룹은 왜 오펠을 인수하기 된 것일까?

 

 

PSA그룹과 GM은 이미 자동차 개발을 위해 손을 잡으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오펠이 공개한 SUV모델인 크로스랜드 X 는 실내외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존 오펠의 다른 차량에 적용되었던 많은 부분들을 계승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반이 되는 플랫폼은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와 공유하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이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역시 오펠의 1.6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GM은 유럽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오펠의 만성적인 적자를 해소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오펠은 2015년에 8억 1천 3백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2016년에는 2억 7천 7백만 달러로 손실 폭을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오랜 기간동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를 끌고 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2000년 이후의 손실액은 150억 달러에 이른다.

 

 

단순히 오펠의 적자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유럽의 급변하는 정세와 규제 강화는 유럽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시켰으며, 중국과 미국의 저성장 기조, 자율주행과 전동화와 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에서 만성적자를 기록하던 오펠에 대해 단호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생긴 것이다.

 

다른 제조사들과의 합병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PSA그룹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와 GM 메리 바라 CEO는 서로 이득이 되는 거래를 조용히 진행해왔다. 오펠의 매각과 관련한 협의 내용은 오직 오펠의 사장인 칼 토마스 노이만 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외신 보도는 이번 협상이 얼마나 긴밀하고 빠르게 진행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이번 협상을 통해 PSA그룹은 유럽 시장에서 240만대의 판매고를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 16 %를 차지해, 폭스바겐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6년 오펠의 판매 대수는 979,427대, PSA그룹은 1,446,052대로 이를 합치면 르노의 1,496,394대를 크게 앞지른다. 르노를 제치고 폭스바겐에 이어 2위의 제조사가 된다면, 그룹의 위상은 달라지게 된다.

 

오펠의 매각을 통해 GM 역시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2009년 재정 위기를 포함해 GM 유럽은 16년간 적자 상태를 기록했다. GM은 2016년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지만, 영국의 EU탈퇴로 파운드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복스홀(오펠의 영국 판매 브랜드 명)은 2016년 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오펠의 2억 5,700만 달러 적자와 함께 브랜드 매각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한편 PSA그룹은 2013년 파산 위기를 맞았었다. 회생 절차를 통해 25.6%의 지분을 절반은 프랑스 정부가, 절반은 중국 동풍자동차에 매각하게 된다. 그 후 PSA그룹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여러 플랫폼에서 오펠과 공유하며 비용절감을 해왔다. 이것이 이번 인수협상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다.

 

PSA그룹은 오펠 인수하고 사업을 통합한 후 공동 개발과 투자 분담을 통해 2026년까지 연간 17억 유로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PSA그룹에 인수된 오펠은 2020년까지 영업 이익률 2%, 2026년까지 영업이익율 6%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을 통해 구조조정이나 공장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기존의 우려를 종식시키고자 하고 있다.   

 

 

모든 협상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것은 퇴직금을 위해 준비되어 있었던 연금을 누가 준비하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 오펠 매각을 통해 피할 수 없게 된 구조조정을 통해 오펠과 복스홀의 퇴직자에게 퇴직금을 지불하게 되었지만, 그 자금을 PSA그룹이 부담하게 되는 경우 약 75억 파운드의 자금이 필요하다. PSA그룹은 이 금액의 일부를 GM이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은 최근 요구되고 있는 기술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 상황 역시 급변하고 있다. 제네바 모터쇼 현장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미래의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고 있었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흡사 우아하게 호수를 가로지르는 백조의 발처럼 자동차 산업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