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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8 10:15:42
'말 한마디'로 짠돌이 소비자들 비싼 침대 사게 만든 회사 | 인터비즈
2018. 1. 2. 13:52
[DBR/동아비즈니스리뷰] 기존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로 가정합니다. 하지만 행동경제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인간의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이 어떻게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경제학 연구 성과는 브랜드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데요. 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에 실린 행동경제학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아래 콘텐츠에서 소개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4000만 원을 얻을 확률이 80%인 옵션과 3000만 원을 얻을 확률이 100%인 옵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대부분 3000만 원을 선택한다. 기대이익을 계산하면 전자가 3200만 원, 후자가 3000만 원인데 왜 사람들은 후자를 선택할까? 불확실한 이익보다는 확실한 이익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손실 측면에서는 어떨까. 손실영역에서는 확실한 손실보다는 불확실한 손실을 더 선호한다. 사람들이 게임이나 도박을 하면서 돈을 잃었을 때 쉽게 그만두지 못하고 계속 하는 이유도 지금 그만두면 잃은 돈을 만회할 수 없지만(확실한 손실) 게임이나 도박을 계속하게 되면 돈을 만회할 수 있다(불확실한 손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소비자들의 이런 손실회피성향에 주목해야 한다.
손실회피 성향을 무시해 실패한 A사
초기 인터넷 기업들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가입비를 주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무료회원이 늘어나면서 회원들에 대한 관리 비용이 증가하자 인터넷 기업들은 무료회원을 유료회원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A사는 2002년 유료회원제로 전환하면서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무료 고객을 정리하고 유료 사용자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무료 회원들을 정리하겠다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유료 회원들에게 ‘추가 이익(additional benefit)’을 주는 방식이 아닌 무료 고객에게 유료로 강제 전환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그 전까지 무료로 A사 커뮤니티를 이용하던 고객들은 일정 기간 내에 유료로 전환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했고 결국 집단적으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싸이월드 같은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가 수혜자가 됐다. 1년이 지난 후 A사는 다시 무료 회원들이 운영했던 커뮤니티를 복구시켰지만 고객은 돌아오지 않았다. A사는 고객의 손실회피성향을 외면해 고객들의 불만족을 유발한 것이다.
또 다른 사례를 볼까. 월간 <현대경영>의 자료에 의하면 40년 전 국내 100대 기업 중 지금까지 100대 기업에 포함된 회사는 12개에 불과한데 12개의 회사 중 하나가 바로 에이스침대다. 에이스침대는 침대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1963년 설립됐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대충 만드는 것은 용납 못한다’는 회사의 슬로건처럼 에이스 침대는 철저한 ‘품질 최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장인정신을 가지고 침대를 만들었다.
이런 에이스침대에 위기가 닥쳤다. 1990년 초반 종합 가구 업체들이 가구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침대 시장에 진입한 것이었다. 이에 1993년 에이스침대는 계속되는 시장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선 에이스침대는 소비자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침대시장이 품질을 중시하는 시장, 기능과 가격을 중시하는 시장, 세트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혼수시장으로 나눠진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미 품질을 중시하는 시장에서 에이스침대는 강점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2개의 시장 중 하나를 목표 시장으로 선정해야 했다. 침대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한 에이스침대가 세트구매가 많은 혼수시장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웠으므로 에이스침대는 기능과 가격을 중시하는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기능과 가격을 중시하는 시장에서 다른 종합가구업체와 경쟁해야 했던 에이스침대는 자금력이 풍부한 이들 업체와 가격으로 승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장점인 품질로 싸워보기로 결정했다. 에이스침대는 단지 저렴한 가격 때문에 종합가구업체의 침대를 사려고 하는 잠재 고객들을 대상으로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고 광고했다.
이 카피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고 혼동한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에서 광고문안 변경을 요청할 정도로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는 카피는 지금까지 침대를 가구의 일부처럼 여기고 가격을 중시해 종합가구업체 침대를 사려던 소비자들에게 손실(전문 침대를 사지 않을 경우 나중에 후회할거야)을 각인시켜줌으로써 효과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결국 에이스침대는 이 광고로 당시 18.3%였던 시장점유율을 27.8%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손실을 회피하려는 고객을 위한 촉진방법-보상 판매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는 의사결정자가 의사결정 결과를 인식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인지심리적 방법을 말한다. 마치 주부들이 가계부를 작성할 때 식비, 난방비 등의 항목으로 분류하듯이 의사결정자는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계정항목을 설정하고 이득(흑자)과 손실(적자)을 계산하는데 이 경우 사람들은 심적 계정을 손실(적자)로 마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대니얼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제시한 다음의 실험은 이러한 심적 회계를 잘 보여준다.
<그룹1>
가격이 50달러인 콘서트 티켓을 사려고 콘서트장에 갔는데 50달러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았다. 비록 50달러를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티켓을 구매할 돈이 있다면 당신은 콘서트 티켓을 구매할 것인가?
<그룹2>
전날 50달러를 지불하고 산 티켓을 가지고 콘서트장에 갔는데 그 티켓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비록 티켓을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티켓을 구매할 돈이 있다면 당신은 50달러를 지불하고 티켓을 다시 구매할 것인가?
실험결과 티켓을 다시 구매하겠다고 대답한 사람들의 비율이 <그룹 1>에서는 88%였지만 <그룹 2>에서는 46%에 불과했다. 두 가지 질문 모두 ‘50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을 잃어버린 점’에서 동일하지만 응답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심적 회계로 설명할 수 있다.
즉 50달러짜리 공연티켓을 구매하는 행위는 오락비라는 계정항목에 포함될 수 있는데 <그룹 1>처럼 현금 50달러를 잃어버린 것은 오락비라는 지출항목과 중복되지 않기 때문에 티켓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그룹 2>처럼 콘서트 티켓을 분실한 상황에서 50달러를 지불하고 다시 콘서트티켓을 구매한다면 그 티켓가격은 오락비 계정항목에 포함돼 오락비에 총 100달러의 비용을 지출한 셈이 된다. 따라서 콘서트를 보는 데 총 100달러를 지불하는 것은 오락비로서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티켓 구매를 주저하게 돼 결국 티켓 구매 가능성이 낮아진다.
적자로 마감하지 않으려는 성향은 실제 구매 상황에서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을 구매한 후 그 제품의 수명이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제품을 구매하려고 할 경우 “본전을 다 뽑지 못했다(적자)”는 생각에 소비자는 신제품 구매를 주저한다. 이런 소비자에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일정 정도 보상을 해주는 보상판매(Trade-in) 방법은 신제품을 구매하려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겪는 소비자들의 불편한 마음을 해소시켜줘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특히 보상판매는 IT 제품처럼 지속적으로 신제품이 출시되는 산업에서 교체수요를 유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99호
필자 곽준식
필자 약력
-동서대 경영학부 교수
-광고대행사 코래드 AE
-리앤디디비 마케팅연구소장
인터비즈 문현지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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